음향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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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음향과 분노》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로, 몰락해가는 남부 귀족 가문인 콤슨 가문의 비극을 다룬다. 이 소설은 지적 장애가 있는 벤지, 자살한 퀜틴, 냉혹한 제이슨, 그리고 콤슨 가의 몰락을 지켜보는 흑인 하녀 딜시 등 다양한 인물의 시점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의식의 흐름 기법과 비선형적 서술 방식을 사용하여, 콤슨 가문의 몰락 과정과 그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설은 남부 사회의 붕괴, 전통적 가치관의 상실, 그리고 개인의 고립과 무력감을 주제로 다루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제목을 따와 인생의 덧없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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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과 분노 - [서적]에 관한 문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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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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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 |
제목 | 음향과 분노 |
원제 | The Sound and the Fury |
저자 | 윌리엄 포크너 |
국가 | 미국 |
언어 | 영어 |
장르 | 모더니즘 소설 의식의 흐름 남부 고딕 |
출판사 | 조너선 케이프, 해리슨 스미스 |
출판일 | 1929년 |
페이지 수 | 326쪽 (혹은 336쪽 - 일본어판 기준) |
ISBN | 0-679-73224-1 (일본어판 기준) |
OCLC | 21525355 |
2. 등장인물
- '''제이슨 콤슨 3세''' (?~1912년) – 콤슨 가문의 가장. 서던 대학교를 다녔던 변호사이다. 알코올 중독자이며 허무주의적인 사고를 가졌다. 그의 냉소적인 생각은 아들 퀜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4] 소설 『압살롬, 압살롬!』에서는 여러 장의 화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 '''캐롤라인 배스콤 콤슨''' (?~1933년) – 제이슨 콤슨 3세의 아내. 자기중심적이며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아들 제이슨 4세를 제외한 다른 자녀들에게는 애정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제이슨 4세가 자신의 가문인 배스콤 가를 닮았다고 생각하여 편애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년에는 건강염려증 증세를 보인다.[4]
- '''퀜틴 콤슨 3세''' (1890년~1910년) – 콤슨 가문의 장남. 열정적이고 예민한 성격이다. 아버지의 허무주의적 철학과 누이 캐디의 성적 문란함에 대한 고뇌를 이기지 못하고 하버드 대학교 재학 중 찰스 강에서 투신하여 자살한다.[4] 소설 『압살롬, 압살롬!』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가 자살한 찰스 강의 다리에는 그의 삶과 죽음을 기리는 기념 명판이 설치되어 있다.
- '''캔디스 "캐디" 콤슨''' (1892년~?) – 콤슨 가문의 둘째 자녀이자 장녀. 강인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을 지녔다. 지적 장애를 가진 동생 벤지를 진심으로 돌보는 유일한 가족 구성원이며, 오빠 퀜틴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4] 작가 윌리엄 포크너에 따르면 캐디는 이 소설의 진정한 영웅이다. 소설 속에서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오빠들의 캐디에 대한 감정을 통해 그녀의 인물상이 드러난다.
- '''제이슨 콤슨 4세''' (1894년~?) – 콤슨 가문의 셋째 자녀이자 차남. 냉혹하고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자이며, 빚과 성적인 문제로 괴로워한다. 얼(Earl)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농산물 가게에서 일하며, 1912년 아버지가 사망한 후 콤슨 가문의 가장이 된다.[4] 조카딸인 미스 퀜틴의 양육비를 오랫동안 횡령한다. 포크너는 제이슨을 "완전한 악"을 대표하는 인물로 묘사했다.[5]
- '''벤자민 "벤지" 콤슨''' (1895년~?) – 콤슨 가문의 넷째 자녀이자 막내아들. 태어났을 때의 이름은 모리(Maury)였으나, 어머니 캐롤라인이 그의 지적 장애를 수치스러워하며 벤자민으로 개명했다.[4] 가족 중 누나 캐디만이 그에게 진정한 애정을 보여준다. 사람에 대해 동물적인 "육감"을 가지고 있어, 캐디가 순결을 잃었을 때 냄새만으로 이를 감지한다.
- '''딜지 깁슨''' – 콤슨 가문에서 일하는 흑인 하인 가족의 가장. 슬하에 벌쉬(Versh), 프로니(Frony), 티피(T.P.) 세 자녀와 손자 러스터(Luster, 프로니의 아들)를 두었다. 평생 동안 벤지를 돌보며 콤슨 가문의 몰락을 지켜본다.[4]
- '''미스 퀜틴 콤슨''' (1911년?~?) – 캐디와 허버트 헤드 사이에서 태어난 딸. 부모가 이혼한 후 외가인 콤슨 가문으로 보내져 외삼촌 제이슨 4세의 보호 아래 자란다.[4] 삼촌 퀜틴 콤슨 3세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그와 구별하기 위해 종종 '미스 퀜틴' 또는 '퀜틴 2세'라고 불린다.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성격으로 묘사되며, 결국 집을 뛰쳐나간다.
3. 줄거리
『음향과 분노』는 가상의 요크나파토파 군을 배경으로, 한때 미국 남부의 유서 깊은 특권 계급이었던 컴슨 가문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기 다른 인물의 시점과 서술 방식을 통해 컴슨 가문의 비극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이야기는 30여 년에 걸쳐 컴슨 가문이 재정적으로 파탄 나고, 지역 사회의 존경을 잃으며, 가족 구성원들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이러한 몰락의 원인을 남북 전쟁 이후 미국 남부 사회에 만연했던 인종 차별, 탐욕, 이기심, 그리고 개인이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심리적 무능함 등에서 찾고자 했다.
- 제1부 "1928년 4월 7일": 33세의 지적 장애를 가진 벤자민 "벤지" 컴슨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의 서술은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전개되어, 독자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 제2부 "1910년 6월 2일": 벤지의 형이자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퀜틴 컴슨의 시점으로, 그가 자살에 이르는 과정과 내면의 고뇌를 그린다. 누이 캐디의 순결에 대한 강박과 남부적 이상에 대한 집착이 주된 내용이다.
- 제3부 "1928년 4월 6일": 퀜틴의 동생이자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인 제이슨 컴슨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비교적 선형적인 서술을 통해 가족 부양의 책임감과 그로 인한 비뚤어진 심리를 보여준다.
- 제4부 "1928년 4월 8일": 제1부의 다음 날을 배경으로, 주로 컴슨 가문의 흑인 하녀인 딜시를 중심으로 한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서술된다. 이 부분을 통해 컴슨 가문의 몰락과 대비되는 딜시의 강인함과 헌신적인 모습,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이 그려진다.
소설은 동일한 사건들을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각기 다른 측면을 부각시킨다. 각 화자는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어 신뢰하기 어려우며, 이는 이야기의 진실을 파악하는 것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포크너는 화자의 의식이 과거의 중요한 순간으로 이동할 때 이탤릭체를 사용하여 표시하지만, 모든 시간 이동이 명확하게 표시되는 것은 아니어서 독자의 주의 깊은 독해를 요구한다.
1945년, 포크너는 컴슨 가문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한 부록을 작성하여 이후 출판되는 판본에 추가했다. "제5부"라고도 불리는 이 부록은 1779년 선조의 이주부터 소설의 시점(1928년) 이후의 사건들까지 다루며, 본편에서 모호했던 부분들을 명확히 해준다. 여기에는 캐롤라인 컴슨의 죽음, 제이슨이 벤지를 주립 정신병원에 보내고 거세시킨 사실, 캐디의 이후 행적, 그리고 컴슨 가문을 위해 헌신했던 흑인 하인 가족들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부록은 컴슨 가문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는 반면, 흑인 하인들에 대해서는 간결하게 묘사하며, 특히 딜시에 대해서는 They endured|그들은 견뎌냈다eng라는 두 마디로 끝맺는다.
3. 1. 제1부: 1928년 4월 7일
소설의 제1부는 33세의 심한 지적 장애를 가진 벤자민 "벤지" 콤슨(Benjamin "Benjy" Compson|벤자민 "벤지" 콤슨eng)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벤지는 그의 정신 능력 때문에 가족, 특히 어머니에게 부끄러운 존재로 여겨지지만, 그의 누나 캐디(Caddy|캐디eng)와 가족의 흑인 하인 딜시(Dilsey|딜시eng)만이 그에게 진정한 애정을 보인다.벤지의 서술은 1898년부터 현재 시점인 1928년 4월 7일까지의 사건들을 비선형적인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보여준다. 이야기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고, 벤지의 의식 속에서 여러 사건들이 뒤섞여 나타난다. 이탤릭체로 쓰인 부분은 서술 시점의 중요한 변화를 나타내며, 이는 작가 윌리엄 포크너가 원래 시간적 단절을 표시하기 위해 여러 색깔의 잉크를 사용하려 했던 구상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비선형성과 혼란스러운 시간 축 때문에 이 부분은 독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벤지의 서술 방식은 연대기적으로는 일관성이 없어도 여러 등장인물의 진정한 동기에 대한 편견 없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독특한 리듬감을 형성한다. 또한, 벤지를 돌보는 사람이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유아기에는 벌쉬(Versh|벌쉬eng), 십대 시절에는 T.P.(T.P.|T.P.eng), 그리고 현재 시점(1928년)에는 러스터(Luster|러스터eng)가 벤지를 돌본다.
이 부분에서 벤지의 세 가지 강한 애착 대상이 드러난다. 바로 불(특히 난로 불빛), 그의 누나 캐디, 그리고 한때 콤슨 가문의 소유였던 땅에 만들어진 골프 코스이다. 하지만 1928년 현재, 캐디는 그녀가 낳은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혼당한 뒤 콤슨 가문에서 쫓겨난 상태이다. 또한, 콤슨 가족은 장남 퀜틴(Quentin|퀜틴eng)의 하버드 대학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중히 여기던 목초지를 지역 골프 클럽에 팔아야 했다.
소설의 시작 장면에서 벤지는 하인 소년 러스터와 함께 근처 골프 코스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벤지는 골퍼들이 "캐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데, 이는 골프 캐디를 부르는 소리지만 벤지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누나 캐디의 이름을 떠올리게 한다. 이 소리를 계기로 벤지의 의식은 누나 캐디에 대한 기억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벤지의 기억 속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1898년, 그들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콤슨 가문의 네 아이들(퀜틴, 캐디, 제이슨(Jason|제이슨eng), 벤지)은 밖에서 놀라는 지시를 받는다. 집 안 상황이 궁금했던 캐디는 마당의 나무 위로 올라가 창문 안을 들여다본다. 아래에 있던 오빠들과 벤지는 나무 위의 캐디를 올려다보며 그녀의 속옷이 진흙으로 더러워진 것을 발견한다. 이 사건은 벤지에게 강렬한 첫 기억으로 남아, 이후 그는 캐디를 나무와 연관 지어 생각하며 종종 그녀에게서 "나무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벤지의 의식 속에는 여러 중요한 기억들이 단편적으로 나타난다. 1900년, 그의 장애가 명확해지자 방탕한 외삼촌의 이름을 딴 원래 이름 '모리'(Maury|모리eng)에서 '벤지'로 이름이 바뀐 일, 1910년에 있었던 캐디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어느 날 벤지가 잠기지 않은 울타리 밖으로 나가 한 소녀를 공격했던 사건으로 인해 결국 거세를 당하게 된 일 등이 간략하게 언급된다.
3. 2. 제2부: 1910년 6월 2일
콤슨 가의 아이들 중 가장 지적인 인물인 퀜틴 콤슨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 신입생으로, 케임브리지의 거리를 배회하며 죽음을 생각하고, 누이 캐디와의 소원해진 관계를 회상한다. 이 부분의 서술은 엄격하게 시간 순서를 따르지는 않지만, 현재 하버드에 있는 퀜틴의 모습과 그의 기억이라는 두 개의 흐름이 얽혀 있으면서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퀜틴은 급우들에게 편지를 남기는 등, 물에 빠져 자살할 준비를 한다.퀜틴의 주된 강박관념은 누이 캐디의 순결과 순수함이다. 그는 미국 남부의 기사도적 이상에 사로잡혀 있으며, 특히 여성, 그중에서도 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캐디가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자 퀜틴은 큰 충격을 받고 아버지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한다. 그러나 실용적인 성격의 콤슨 씨는 순결이란 남성들이 만들어낸 관념일 뿐이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시간이 모든 것을 치유해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퀜틴은 아버지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려 애쓰지만 실패한다.
1909년 가을, 퀜틴이 하버드로 떠나기 직전, 캐디는 신원 불명의 연인(아마도 퀜틴이 대면했던 달튼 에임스)의 아이를 임신한다. 퀜틴은 에임스와 대결하지만 싸움에서 지고 만다. 캐디는 퀜틴을 위해 다시는 달튼 에임스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퀜틴은 아버지에게 자신이 캐디와 근친상간을 저질렀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는 만약 그들이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끔찍한 죄를 함께 저지른다면, 캐디가 받게 될 어떤 벌이라도 자신이 함께 짊어짐으로써 그녀를 보호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캐디의 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느낀다.
임신한 채 홀로 남겨진 캐디는 허버트 헤드와 결혼한다. 퀜틴은 허버트를 혐오하지만, 캐디는 아이를 낳기 전에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에 단호하다. 그러나 허버트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알게 되자 캐디와 갓 태어난 딸을 내쫓는다. 또한 이전에 캐디의 동생 제이슨에게 약속했던 은행 일자리 제안도 철회한다. 이 일로 제이슨은 캐디를 원망하며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하버드에서 수업을 빼먹고 거리를 배회하는 퀜틴의 모습은 캐디를 잃은 그의 정신적 고통을 반영한다. 그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어린 이탈리아 이민자 소녀를 만나는데, 그녀를 '누이'라고 부르며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을 찾아주려 애쓰지만 소용이 없다. 퀜틴은 남북 전쟁 이후 미국 남부가 쇠락하고 빈곤해진 현실을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는 상반된 생각과 감정에 시달리며, 결국 물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부분의 서술 방식은 퀜틴의 심한 우울증과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반영하여, 때로는 문법, 철자, 구두점 등이 무시된 채 의식의 흐름대로 단어와 구, 문장이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서술 기법은 퀜틴을 신뢰할 수 없는 화자로 만들기도 하며, 그 복잡성으로 인해 문학 연구자들의 주요 분석 대상이 되고 있다.
3. 3. 제3부: 1928년 4월 6일
제3부는 콤슨 가의 셋째 아들이자 어머니 캐롤라인이 가장 아끼는 자식인 제이슨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되돌려주지도 않는 유일한 자녀이다. 이 부분의 시간적 배경은 성금요일인 1928년 4월 6일로, 제1부 벤지의 시점보다 하루 앞선다.세 형제의 시점으로 구성된 앞의 세 부분 중 제이슨의 이야기는 가장 직접적이고 시간 순서에 따라 선형적으로 서술된다. 이는 돈을 벌고자 하는 그의 단호한 욕망을 반영한다. 그는 미국 남부의 재정적 쇠퇴를 상징하는 면화 시장 투자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한다. 벤지나 퀜틴 부분의 단편적인 의식의 흐름 기법과 달리, 제이슨의 서술은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1928년, 아버지의 사망 이후 제이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다. 그는 어머니 캐롤라인, 지적 장애가 있는 형 벤지, 그리고 누나 캐디의 딸인 미스 퀜틴과 하인들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책임감은 그를 비열하고 냉소적인 인물로 만들었으며, 형 퀜틴이나 누나 캐디가 가졌던 열정적인 감수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제이슨은 누나 캐디를 협박하여 미스 퀜틴의 유일한 보호자 지위를 얻어낸다. 그는 이 지위를 이용하여 캐디가 딸을 위해 보내는 양육비를 17년 동안 가로채 수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금고에 모았다. 그는 이 돈으로 멤피스에 있는 정부(情婦)를 만나고 주식 시장에 투자한다. 그러나 나중에 미스 퀜틴과 그녀의 연인이 창문을 통해 침입하여 이 돈의 일부를 훔쳐 달아난다.
제3부는 제이슨이 가출하여 말썽을 피우려는 미스 퀜틴을 찾기 위해 일을 내팽개치는 성금요일 하루 동안의 행적을 따라간다. 이 부분을 통해 콤슨 가문에 흐르는 두 가지 주요한 특징 사이의 갈등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어머니 캐롤라인은 이를 자신(바스콤 가문)과 남편(콤슨 가문)의 혈통 차이 때문이라고 여긴다. 즉, 외할아버지와 콤슨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은 미스 퀜틴의 무모함과 열정, 그리고 어머니 쪽(바스콤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은 제이슨의 무자비하고 냉소적인 현실주의가 충돌하는 것이다.
또한 제3부는 건강 염려증을 앓는 어머니 캐롤라인과 장애를 가진 형 벤지를 돌보는 제이슨과 하인들의 모습을 통해 콤슨 가문의 암울한 가정생활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 4. 제4부: 1928년 4월 8일
1928년 4월 8일 부활절을 배경으로 하는 제4부는 소설에서 유일하게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서술된다. 이 부분은 주로 컴슨 가문의 흑인 하녀이자 강인한 여성 가장인 딜시에게 초점을 맞춘다. 몰락해가는 컴슨 가문과 대조적으로, 딜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통해 힘을 얻으며 꼿꼿한 모습을 보인다.이날 딜시는 자신의 가족과 벤지(벤자민 컴슨)를 데리고 "유색인" 교회 예배에 참석한다. 딜시의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수십 년에 걸쳐 컴슨 가문에 누적된 쇠퇴와 타락의 결과를 목격하게 된다. 딜시는 컴슨 가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와 학대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헌신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녀는 손자 러스터와 함께 지적 장애가 있는 벤지를 돌보며, 교회에 데려가 그에게 구원을 주고자 노력한다. 예배 중 설교자의 설교는 딜시로 하여금 자신이 오랫동안 지켜봐 온 컴슨 가문의 파멸을 떠올리게 하고 눈물짓게 만든다.
한편, 제이슨과 그의 조카딸 퀜틴(캐디의 딸) 사이의 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가족들은 퀜틴이 밤사이 서커스(유랑극단) 단원과 함께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제이슨이 모아둔 돈 전부를 가지고 달아났는데, 이 돈에는 제이슨이 퀜틴의 어머니 캐디가 보낸 양육비를 가로챈 금액과 제이슨 자신이 평생 모아온 돈이 포함되어 있었다. 제이슨은 보안관에게 도난 사실을 알리지만, 돈의 상당 부분이 자신이 퀜틴에게서 횡령한 것이었기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보안관 역시 퀜틴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도움을 거부한다. 결국 제이슨은 직접 퀜틴을 찾아 나서지만, 인근 마을 모트슨에서 그녀의 흔적을 놓치고 추적을 포기한다.
소설의 마지막은 강렬하고 불안한 이미지로 마무리된다. 교회 예배 후, 딜시는 손자 러스터에게 낡은 말과 마차를 이용해 벤지를 묘지로 데려가도록 허락한다. 정해진 일과에 익숙한 벤지는 경로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러스터는 이를 무시하고 광장의 기념비 주변을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벤지는 히스테리컬하게 울부짖기 시작한다. 이때 제이슨이 나타나 러스터를 때리고 마차를 원래 방향으로 돌린다. 그는 벤지를 때리고 손에 들고 있던 시든 꽃 줄기를 부러뜨리며 "입 다물어!"라고 소리쳐 벤지를 조용히 시킨다. 제이슨이 내리고 러스터가 마차를 몰아 집으로 향하자 벤지는 안정을 되찾는다. 러스터가 뒤돌아본 벤지의 눈은 "텅 비고 푸르스름하며 다시 평온"해져 있었고, 그는 축 처진 꽃을 들고 있었다.
4. 작품 분석
《음향과 분노》(The Sound and the Furyeng)는 20세기 초 미시시피주 제퍼슨을 배경으로, 한때 남부의 유력 가문이었으나 쇠락해가는 컴슨 가문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약 30년에 걸친 시간 동안 컴슨 가문이 겪는 재정적 파탄, 신앙의 상실, 사회적 명예의 추락,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다. 이는 단순히 한 가족의 몰락을 넘어, 남북 전쟁 이후 변화하는 남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소설은 총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기 다른 화자의 시점과 시간대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 제1부: 1928년 4월 7일. 지적 장애를 가진 33세의 벤자민 "벤지" 컴슨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의 의식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기억들이 뒤섞여 나타나며, 시간 순서가 자주 바뀌는 단절적인 서술 방식이 특징이다.
- 제2부: 1910년 6월 2일. 벤지의 형이자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퀜틴 컴슨의 시점에서 그의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 두드러지게 사용되며, 잦은 시간적 도약과 혼란스러운 내면 심리가 묘사된다.
- 제3부: 1928년 4월 6일. 퀜틴의 냉소적인 남동생 제이슨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 제4부: 1928년 4월 8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되며, 주로 컴슨 가문의 흑인 하녀 딜시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제이슨, 캐디의 딸 미스 퀜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딜시는 컴슨 가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소설은 동일한 사건들을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각기 다른 관점과 신뢰하기 어려운 화자 설정을 통해 이야기의 다층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윌리엄 포크너는 시간의 이동을 나타내기 위해 이탤릭체를 사용하지만, 모든 시간 이동이 명확히 표시되지는 않아 독해에 주의가 필요하다.
1945년, 포크너는 소설의 내용을 보충하는 "컴슨 부록"을 집필했다.[4] 이 부록은 1699년부터 1945년까지 컴슨 가문의 역사를 상세히 다루며, 소설 본편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을 밝혀준다. 예를 들어, 캐롤라인 컴슨의 사망(1933년), 제이슨이 벤지를 정신병원에 보내고 거세시킨 사실, 캐디가 두 번의 결혼과 이혼 후 독일 점령 하의 파리에서 지냈다는 사실 등이 부록을 통해 알려진다. 부록은 또한 컴슨 가문의 흑인 하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다루며, 특히 딜시에 대해 "They endured|그들은 견뎠다eng"라는 인상적인 구절로 마무리된다.
《음향과 분노》는 장 폴 사르트르가 언급했듯이 실존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설정에서 햄릿, 오필리아, 성경의 창세기 등 고전 문학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발표 이후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미국 현대 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았고, 포크너가 194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특히 인간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재현하기 위해 사용된 의식의 흐름 기법과 같은 혁신적인 구성 방식은 문학사적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4. 1. 의식의 흐름 기법
윌리엄 포크너는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기법은 특히 소설의 제1부와 제2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제1부의 화자인 벤자민 "벤지" 콤슨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어, 그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는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 1898년부터 1928년까지 약 30년에 걸친 사건들이 벤지의 의식 속에서 연상되는 대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비선형적으로 전개된다. 포크너는 원래 시간의 이동을 다른 색깔의 잉크로 구분하려 했으나, 출판 과정에서 이탤릭체를 사용하여 서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모든 시점 변화가 이탤릭체로 표시되는 것은 아니어서 독해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지의 서술은 시간 순서는 엉망이지만 여러 등장인물의 진짜 속마음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제2부의 화자인 퀜틴 콤슨은 콤슨 가의 아이들 중 가장 지적이지만, 그의 내면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퀜틴의 이야기는 케임브리지에서의 현재와 과거의 기억이라는 두 개의 흐름이 뒤섞여 진행된다. 특히 누이 캐디의 순결에 대한 강박과 미국 남부의 몰락에 대한 비관,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그의 의식을 지배하며 이야기는 엄격한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포크너는 퀜틴의 극심한 우울과 정신적 혼란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때로는 문법, 철자, 구두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단어와 구, 문장을 길게 이어붙이는 파격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퀜틴의 서술은 벤지보다 더 신뢰하기 어려운 화자로 여겨지기도 하며, 그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는 이 부분은 문학 연구자들에게 가장 많이 분석되는 대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음향과 분노』는 여러 화자의 시점을 통해 동일한 사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의식의 흐름 기법과 신뢰하기 어려운 화자 설정을 통해 이야기의 의미를 단선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시점의 이동이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독자는 혼란을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기법은 등장인물의 주관적인 경험과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포크너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4. 2. 남부 사회의 몰락과 가치관의 변화
소설 《음향과 분노》는 20세기 초 미시시피주 제퍼슨을 배경으로, 한때 남부의 유력한 귀족 가문이었던 컴슨 가문의 쇠락과 몰락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남북 전쟁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관이 어떻게 붕괴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지를 컴슨 가문의 비극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다.[4]컴슨 가문은 소설이 다루는 약 30년의 시간 동안 재정적 파탄을 맞이하고, 종교적 신념을 잃으며, 지역 사회에서의 명성과 존경마저 상실한다. 결국 많은 가족 구성원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거나 불행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이러한 컴슨 가문의 몰락이 단순히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시대적 남부 사회 전체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포크너는 남부 재건 시기 남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 즉 뿌리 깊은 인종 차별, 탐욕, 이기심,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리적 경직성 등이 컴슨 가문 몰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컴슨 가문은 이러한 사회적 병폐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희생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는 옛 남부의 전통적 이상과 도덕률이 남북 전쟁 이후의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과 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퀜틴과 그의 여동생 캐디는 기존 사회의 가치에 순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그들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길을 잃고 도태되는 구시대의 인물상을 대표한다. 반면,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동생 제이슨은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며 어떻게든 살아남지만, 인간적인 매력이나 긍정적인 미래상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컴슨 가문의 흑인 하녀 딜시는 모든 혼란과 비극을 묵묵히 지켜보며 인내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1945년에 추가된 부록에서 포크너는 딜시와 그녀의 가족을 "그들은 견뎠다(They enduredeng)"라는 간결한 문장으로 묘사하며,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민중의 힘을 드러낸다.
결국 《음향과 분노》는 컴슨 가문의 몰락을 통해 남부 사회의 전통적 가치관이 해체되고 새로운 시대 질서가 불가피하게 자리 잡는 과정을 심도 깊게 탐구한다. 이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과 집단이 겪는 보편적인 비극인 동시에, 미국 역사의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한 남부 사회의 복잡한 초상을 그려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4. 3. 제목의 의미
포크너가 《음향과 분노》로 발전시킬 이야기를 처음 구상했을 때, 임시 제목은 '황혼(Twilight)'이었고 컴슨 가문의 네 번째 아이가 서술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제목을 바꾸었는데,[7] 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 5막 5장에 나오는 등장인물 맥베스의 유명한 독백에서 따온 것이다.>
>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내일,
> 이 사소한 걸음으로 하루하루 기어간다.
>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까지,
> 그리고 우리의 모든 어제는 바보들에게 불을 밝혀주었네
> 먼지 투성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꺼져라, 꺼져라, 찰나의 촛불!
> 인생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불쌍한 배우일 뿐,
> 무대에서 잠시 뽐내고 초조해하며
> 그러다 더 이상 들리지 않네. 이는 이야기라네.
> 바보가 한 이야기, '''음향과 분노'''로 가득 차서,
> 아무 의미도 없는.
>
이 독백은 소설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바보가 한 이야기'라는 구절은 소설 초반부, 지적 장애를 가진 벤지 컴슨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컴슨 가문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어리석음'의 개념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드러내는 퀜틴과 제이슨의 서술에도 확장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은 몰락해가는 전통적인 남부 상류층 가문의 '먼지 투성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묘사한다.
독백의 마지막 구절인 '아무 의미도 없는(Signifying nothing)'은 특히 중요하다. 이는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함을 암시하는 동시에, 포크너가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강조했던 문학관과도 연결된다. 포크너는 작가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즉 사랑, 명예, 연민, 긍지, 동정, 희생과 같은 '보편적인 진실'에 대해 써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 이야기는 결국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즉, '음향과 분노'만 가득할 뿐 공허한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면 인간 내면의 가치를 탐구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5. 한국적 맥락에서의 해석
『음향과 분노』는 미국 남북 전쟁 이후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미국 남부의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하고 새로운 가치관이 혼재하는 과정을 컴프슨 가문의 몰락을 통해 그리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단순히 미국 남부 사회에 국한되지 않고, 특히 한국 사회가 경험한 역사적 맥락과 유사성을 지녀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1]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치며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를 겪은 한국 사회 역시 전통적인 공동체 질서와 가치관이 해체되고 서구적 개인주의, 물질주의 등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사회적 혼란과 세대 간의 갈등을 경험했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 가치관의 대립, 소통의 부재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유사하게 겪었거나 현재도 겪고 있는 문제들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전통적 가치에 집착하다 비극을 맞는 퀜틴이나 물질주의에 매몰되어 인간성을 상실하는 제이슨과 같은 인물 유형은 한국 사회의 변화 과정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모습들이다.
따라서 『음향과 분노』는 특정 지역과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회 격변기 속에서 개인이 겪는 실존적 고뇌와 가치관의 충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한국적 상황에 비추어 해석될 때 더욱 풍부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5. 1. 급격한 사회 변화와 전통 가치의 붕괴
『음향과 분노』는 작가 포크너의 다른 작품들처럼, 미국 남부 사회 전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1] 포크너는 이 작품을 통해 남북 전쟁 이후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옛 남부의 전통적인 이상과 가치가 과연 유지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1]소설 속 컴프슨 가문의 몰락은 전통적인 도덕과 가치관이 무너지고 현대 사회의 무력감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1] 이는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기존 질서가 해체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특히 주요 등장인물인 캐디와 퀜틴은 기존 사회의 가치에 순응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데, 이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1] 반면, 또 다른 인물인 제이슨은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현실에 철저히 적응하며 살아남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는 전통적 가치가 사라진 자리를 실용주의가 채우는 세태를 반영한다.[1]
이러한 남부 사회의 몰락과 가치관의 혼란은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를 겪으며 전통적 가치관의 해체를 경험한 한국 사회의 모습과도 유사한 점이 있어,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포크너에 대한 글에서 이 소설이 실존주의적 색채를 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1] 이는 변화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 작품의 주제와 연결된다.
5. 2. 세대 간 갈등과 가치관의 차이
콤슨 가문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심각한 세대 간 갈등과 가치관의 차이를 겪는다. 이는 특히 장남 퀜틴 컴슨 3세와 셋째 아들 제이슨 컴슨 4세의 대립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퀜틴은 지적이고 예민하지만, 몰락해가는 미국 남부의 전통적인 기사도적 이상과 명예, 특히 누이 캐디의 순결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그는 캐디가 성적으로 문란해지고 임신하자 깊은 충격과 절망에 빠진다. 아버지인 제이슨 컴슨 3세는 순결이란 남성들이 만들어낸 관념일 뿐이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하지만, 이상주의자인 퀜틴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는 캐디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그녀와 근친상간을 저질렀다고 거짓말까지 생각할 정도로 과거의 가치관에 얽매여 있으며, 결국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찰스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이는 전통적 가치관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 고립된 개인의 비극을 보여준다.
반면, 제이슨 컴슨 4세는 형 퀜틴과 정반대의 인물이다. 그는 냉소적이고 물질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의 죽음 이후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을 떠맡지만 이를 분노와 착취로 해소한다. 그는 누이 캐디가 약속했던 은행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것을 캐디 탓으로 돌리며 증오하고, 조카인 미스 퀜틴의 양육비를 캐디에게 받아내면서 수년간 이를 횡령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 제이슨은 면화 시장 투기에 몰두하며 돈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지만, 그의 탐욕과 냉혹함은 그를 더욱 고립시키고 비인간적으로 만든다.[5] 그는 새로운 시대의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가져올 수 있는 파괴적인 단면을 상징한다.
캐디와 그녀의 딸 미스 퀜틴은 이러한 가치관 충돌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캐디는 자유로운 성 관념을 가졌지만, 임신 후 사회적 압력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결국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그녀는 전통적인 규범과 새로운 가치관 사이에서 희생양이 된다. 그녀의 딸 미스 퀜틴은 어머니 세대보다 더욱 대담하게 기성세대의 억압, 특히 삼촌 제이슨의 학대와 통제에 저항한다. 그녀는 결국 제이슨이 횡령한 돈을 훔쳐 애인과 함께 도망침으로써 복수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선다. 이는 새로운 세대의 저항과 독립 의지를 보여준다.
콤슨 부부 역시 이러한 갈등의 배경을 제공한다. 아버지의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현실주의는 퀜틴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어머니 캐롤라인의 자기중심적이고 속물적인 가문 의식은 자녀들과의 관계를 왜곡시켰으며 특히 제이슨을 편애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콤슨 가문의 도덕적, 정신적 붕괴 속에서 흑인 하인 딜시 깁슨과 그녀의 가족은 중요한 대조를 이룬다. 딜시는 신앙심과 강인한 생활력으로 가족을 이끌며, 쇠락하는 백인 가문 속에서도 인간적인 존엄과 도덕적 가치를 지켜나간다. 그녀는 부활절 예배를 통해 컴슨 가문의 파멸을 목도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동시에 공동체와 믿음을 통해 구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딜시의 존재는 콤슨 가문이 상실한 가치들을 더욱 부각시킨다.
결국, 『음향과 분노』는 단순히 한 남부 가문의 몰락사를 넘어,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하고 새로운 가치관이 혼재하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벌어지는 세대 간의 갈등, 소통의 부재, 그리고 그로 인한 개인과 공동체의 파괴를 심도 있게 그려낸다.
5. 3. 개인과 사회의 관계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 대부분처럼, 《음향과 분노》는 미국 남부 사회 전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크너는 이 작품을 통해 남북 전쟁 이후 시대에 옛 남부의 이상과 전통적 가치가 과연 유지되고 보존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이러한 관점에서 소설 속 컴프슨 가문의 몰락은 단순히 한 가문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통적인 도덕 질서가 침식되고 현대 사회의 무력감과 실용주의로 대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험대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캐디와 퀜틴은 소설에서 가장 중심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가치를 거부하고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며 결국 파멸에 이른다. 반면, 매력은 부족하지만 철저히 실용적인 인물인 제이슨은 변화된 사회 속에서도 이전의 방식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포크너에 관한 유명한 에세이에서 이 소설이 실존주의적 색채를 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개인이 사회적 변화와 기존 가치 체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햄릿(퀜틴)이나 오필리아(캐디), 성경의 창세기 속 인물(벤자민) 등 고전 문학 작품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이는 개인의 고뇌와 선택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문제임을 시사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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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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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fton Fadiman Didn't Mind Being Called Schoolmaster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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マクベス:第五幕 第五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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